[고교야구] 번트 손익 보고서(1)

정대성
2026-04-28
조회수 4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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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이터로 본 한국 고교야구의 번트 작전 손익 분석



■ 들어가며


야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장면을 봤을 겁니다.

무사 1루, 선두타자가 출루했다. 다음 타자가 자세를 낮추고 번트.


"안전하게 한 베이스 보내고 가자."

한국 야구의 가장 익숙한 작전입니다.


그런데 정말 그게 안전한 작전일까요?

3시즌 동안의 KBSA 데이터 전수 분석 결과를 정리합니다.




■ 분석 규모


· 분석 기간: 2023~2025시즌 (3시즌)

· 전체 타석: 206,771 PA

· 그중 번트 타석: 7,233 PA (전체의 3.5%)

· 전국대회 타석: 75,406 PA

· 전국대회 번트 비율: 4.43%

· 주말리그 번트 비율: 2.96%


전국대회는 주말리그보다 번트 비율이 약 1.5%p 더 높습니다.

큰 무대일수록 작전 의존도가 커진다는 뜻입니다.




■ RE24 — 희생번트의 수학적 손실


RE24는 각 주자·아웃 상황에서 이닝 종료까지 평균 몇 점이 기대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.


· 무사 1루: 평균 1.155점 기대

· 1사 2루: 평균 0.883점 기대


희생번트가 성공해서 무사 1루 → 1사 2루로 가면,

약 0.27점의 기대득점이 자동으로 사라집니다.


이게 번트 비판의 출발점이지만,

번트는 희생번트만 있는 게 아닙니다.

번트안타·번트실책 같은 변수도 함께 봐야 합니다.




■ 1회는 다른 이닝과 다르다


이닝별 평균 득점 (주말리그 기준):

· 1회: 0.833점 (정점)

· 4회: 0.696점

· 8회: 0.574점


1회는 선발 첫 타순이 도는 효과 때문에 평균 득점이 가장 높습니다.

그런데 한국 고교야구는 바로 그 1회에 무사 1루 번트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.

전국대회 1회 무사 1루 번트 비율은 무려 44.6%.


가장 다득점이 가능한 이닝에 가장 많은 번트를 대고 있는 셈입니다.




■ 타순별 타격생산성 (wOBA)


타자마다 능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.


· 1번 .409

· 3번 .403

· 4번 .396

· 2번 .380

· 5번 .373

· 6번 .359

· 7번 .348

· 9번 .344

· 8번 .337


1번·3번·4번이 .40 전후의 강타자,

8번·9번이 .34 전후의 약한 타자입니다.


2번(.380)은 5번보다 위지만,

4번·3번보다는 한참 아래에 있습니다.

즉, 2번은 강타자가 아니라 작전 수행용 타자로 기용되고 있다는 뜻입니다.




■ 약한 타자에게 번트를 시킨다


타순별 번트 비율 (전국대회):

· 2번 8.0% (압도적)

· 9번 6.2%

· 8번 5.2%

· 5번 3.9%

· 1번 3.8%

· 3번 3.2%

· 4번 1.6% (거의 안 댐)


앞서 본 wOBA와 정확히 반비례합니다.

약한 타자일수록 번트 비율이 올라갑니다.

강타자(3·4번)에게는 거의 시키지 않습니다.




■ 이닝 내 순서별 — "리드오프 출루 → 즉시 번트"


같은 이닝 안에서 몇 번째 타석이냐에 따라 번트 비율도 크게 달라집니다.


· 1번째 타석: 1.0%

· 2번째 타석: 12.4% (폭발)

· 3번째 타석: 4.5%

· 4번째 타석: 1.7%

· 5번째 타석: 1.6%


2번째 타석에서 번트 비율이 12.4%로 폭발합니다.

"선두타자가 나갔다 → 무조건 번트"라는 관행이

한국 고교야구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입니다.




■ 무사 1루 — 번트 vs 비번트


전국대회 무사 1루 상황의 실측 RE 변화입니다.


· 번트: -0.08점 (1,652 PA)

· 비번트: +0.15점 (2,935 PA)


차이는 -0.231점.

희생번트만 따로 떼서 보면 -0.355점까지 손해가 커집니다.


1,652 타석에서 나온 결과는 우연이 아닙니다.

무사 1루에서 평범한 투수와 평범한 타자가 만났을 때,

번트는 평균적으로 0.23점을 깎아내는 작전입니다.




■ 무사 1·2루 — 주자 둘 있을 때도 번트는 손해


주자가 둘이면 번트가 더 안전할 것 같지만, 데이터는 반대입니다.


· 번트: -0.09점 (490 PA)

· 비번트: +0.03점 (760 PA)


차이는 -0.126점.

희생번트만 보면 -0.417점 — 손해가 3배 이상으로 커집니다.


"주자가 둘이니까 안전하게 번트"는

통계적으로 틀린 직관입니다.




■ 종합 — 댈 때보다 안 댈 때가 일반적으로 낫다


신뢰 가능한 (번트 PA ≥ 300) 3가지 상황 모두 비번트가 RE 우위입니다.


· 무사 1루: -0.23점

· 무사 1·2루: -0.13점

· 무사 2루: -0.07점


한국 고교야구의 번트 대부분이

이 3가지 "무사 + 1루주자"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.


그리고 이 세 가지 모두 번트가 손해입니다.


"1점만 필요한 중후반 박빙"이 아니면

안 대는 게 일반적으로 낫습니다.


* 1점차 승부를 생각하지 말고, 그 경기의 최종 득점을 고려해야 합니다.

ex) 9회 5:6으로 끝난 경기 — 1득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,

최종적으로 6득점 이상을 내야 이기거나 비길 수 있습니다.




■ 국제 비교


· MLB 무사 1루 번트 비율: 약 5~10%

· KBO 무사 1루 번트 비율: 약 15%

· 한국 고교 무사 1루 번트 비율: 약 35%

· 한국 고교 무사 1·2루 번트 비율: 약 39%


한국 고교야구의 번트 비율은

프로 레벨 대비 2~7배 높은 빈도입니다.

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.




■ 다음 편 예고


그렇다면 번트가 이익인 순간은 언제인가?

투수 vs 타자 레벨에 따라 번트 손익은 어떻게 달라지는가?


2편에서 이어집니다.


전체 분석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.

→ https://www.diegobaseball.com/korean-highschool-bunt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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